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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과 밀가루

국산밀의 품질과 종류

1. 품질

우리나라 밀 재배 지역은 옥구, 김제, 전주, 순천, 구례, 해남, 밀양, 강진 등으로 밀 수확 후 즉시 벼농사가 가능한 남부지역의 답리작 지대와 소수의 전작지대로 혼재되어 있다. 대규모로 재배하는 농가가 거의 없으며 생육환경의 차이가 심해 생산된 밀의 품질도 많은 차이가 있다. 국산밀은 국내 제분업체가 이용하는 미국, 호주, 캐나다산 등의 밀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 이는 수입밀의 경우 수십 년간 종자개량을 통해 발전한 반면 우리나라 국내밀 산업은 거의 고사 위기에 처한 수준으로 육종이나 품종 개량 등의 노력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입밀의 경우 단백질, 초자질, 반죽 특성 및 흡수율 등 미세한 차이까지도 세분화하여 1, 2차 가공을 하는 반면 국산밀은 아직 용도별 유형 구분되어 있지 않다. 즉, 밀은 섭취 형태가 다종다양하고 가공방법이 비교적 복잡하며 품질적 요구가 까다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국산밀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국산밀은 성숙기에 우기가 겹치거나 급격히 기온이 상승해 수확하기 전에 수발아가 일어나기 쉽고 한발의 피해를 보기 쉽다. 따라서 밀 품질은 그 해의 기후에 크게 좌우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국산밀은 수입밀에 비해 배유와 외피가 잘 분리되지 않아 밀가루의 수율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제분 적성도 떨어진다. 따라서 국산밀이 용도상으로 수입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분 적성과 제면, 제빵, 제과등의 가공적성이 좋은 밀의 육성과 재배방법의 확립, 유통시스템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며, 무엇보다 제품 용도별 특성에 맞는 고품질의 다양한 원맥 생산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밀은 다목적으로 개발된 "금강밀"이 70%의 주류를 이루고, 조품밀 20%, 조경밀이 10%이다.

2. 육종

농촌진흥청에서 밀 수매 중단 이후에도 1984년부터 1990년까지 품종 육성, 유전자원 보전, 품질 개선연구 등을 수행하였고 1991년부터 2002년까지는 주로 품종 육성과 기계화 기초연구 분야에 집중하였으며, 2003년 이후에는 주로 품종 육성, 생력재배, 품질개선, 재배방법 개선, 용도 창출 및 기초연구분야에 힘써왔다. 이 결과 이모작에 적응하는 조숙 다수성 "조농밀"과 제빵 적성이 우수한 "조경밀"등을 육성하여 농가에 보급하였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국산밀 가공 밀가루는 아직 수입밀 가공 밀가루에 비해 회분 함량이 높아 색깔이 어둡고, 수발아립 및 이물질 혼입이 높은 편인데 이는 재배농가의 영세성, 수확 후 관리 시설 열악성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3. 품종

국산밀의 재배와 생산량의 증대를 위해서는 생산비를 절감하고 단위수확량을 증대하는 등과 함께 품질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밀의 품질을 용도별 기준에 맞게 하려면 환경적, 재배적인 고려에 앞서 품종적인 고려가 필수적이며, 기준 품질을 지닌 품종의 육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은 1976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30개 품종을 육성하였으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제과용 우리밀(1992), 제면용 금강밀(1997), 제빵용 조경밀(2004) 품종이 있고 이를 육성하여 보급하고 있다. 또한 국산밀의 품질 고급화를 통한 소비 활성화와 생산 농업인의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고품질 밀가루를 생산할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국산밀 재배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밀의 숙기가 늦어 밀을 수확하고 벼를 이모작 하기가 어려운 것이었으나 최근 육성된 품종은 숙기가 6월 3일경으로 이모작이 가능해졌다. 특히, 2004년 육성된 조경밀은 성숙기가 6월 3일로 매우 빨라 벼 이모작용에 적합한 품종으로 산간 고랭지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재배가 가능한 품종이다. 더불어, 기후 온난화에 대응하여 수발아에 강한 "백중밀"과 "수강밀", 붉은곰팡이병에 강한 "적중밀”도 육성하였다. 국내산 최고급 밀 브랜드인 참들락은 한국우리밀농협 등의 생산단 체를 통하여 약 5,100ha에 계약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2007년부터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